1. 처음의 민현은 재환에게선 생긴거랑 다르게 놀줄도 모르고 사람 만날줄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었어서, 그런 그가 볼품없는 저에게 좋다고 매달리는 것이 그저 자기 자신을 잘 모르고, 그랬기에 사람을 별로 만나보질 않아 고작의 저를 좋아하는거라 생각했었음. 그래서 적극적인 그의 구애에도 몇번이고 거절했었던 기억이 있다. 고맙지만 부담스럽고 자신이 없어서 말임....
8. 아저씨의 별 의미없을 말에 심란함만 잔뜩 남아버린 김재환은 입동이 코앞으로 다가오는데 뒤늦게 가을바람이 들었나 간질간질한 마음에 종일을 멍하니있지. 그 잘생긴 얼굴이 자꾸만 눈앞을 아른아른거려서, 그 좋은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는것만 같아서.. 말이야. 남들은 이제 코앞으로 다가선 수능탓에 이래저래 바쁜 모양을 하고 있는데, 일찌감치 수시로 당당하게...
4. 어려서부터 주변에 있다하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다 유복하고 잘났어서, 그래서 모든 사람이 다 그런줄만 알았다. 저의 수발을 들어주는 가정부가 두명정도는 모든집에 있고, 온종일을 뛰어다녀도 모자랄정도로 커다란 집을 다들 하나씩은 다 갖고 있는줄 알았다. 물론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고, ‘나’라는 존재가 그리 흔하지않은, 어쩌면 손에 꼽힐정도의 특별한 ...
0. 불이 다 꺼진 상가로 어둡기만한 시장길이었는데, 그곳에서 유일하게 밝은 빛을 내고 있는 곳에는 인근의 인부들이 늦으시각까지 다녀가는 24시간 돼지국밥집이 있다.많이 낡아 덜그럭거리는 철문에 그 위로 절반 이상이 뜯겨나간 돼지국밥이라 쓰여진 스티커들은 그 가게가 얼마나 오랜기간 그곳에서 자리잡아왔는지를 말해주는듯 했다.그 낡은 문을 열면 가게와 함께 늙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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